신용회복경험담

2025.07.30 12:57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시 시작을 선택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3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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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저는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는 늘 바빴지만 보람 있었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유치원 다니는 아들이 있어 하루하루가 꽤 단단하고 안정적인 삶처럼 느껴졌습니다. 월급은 안정적으로 들어왔고, 나름 저축도 꾸준히 해가며 조금씩 내 집 마련을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었죠.

가족과의 주말 외출, 아들 자는 얼굴 보며 마시는 밤의 맥주 한 잔이 삶의 낙이었습니다. 인생이 이렇게 평탄하게 흘러갈 줄만 알았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변화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고수익 단기 투자’였는데, 당시 가상자산과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던 시기라 저도 큰 의심 없이 소액을 넣었죠. 처음엔 이익이 났고, 그걸 보고 더 큰 금액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연락이 두절되었고, 모든 돈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수천만 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보이스피싱까지 당했습니다. 검찰을 사칭한 전화에 속아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계좌를 이체해버렸습니다.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1년 6개월 사이, 채무는 9,200만 원까지 늘었고, 대출은 저축은행 2곳과 대부업체 2곳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갚아보려 했습니다. 야근 후에도 프리랜서 번역이나 SNS 운영 대행 같은 부업을 했고, 식비를 줄이며 생계비도 아꼈습니다. 하지만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날이 많았습니다. 아이 학원비가 빠듯해지고, 아내에게 말 못 할 거짓말이 늘어나면서 마음이 점점 무너졌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모든 걸 털어놓게 된 계기는 아내의 한 마디였습니다. “요즘 당신, 사람 같지가 않아.” 그 말에 결국 저는 무너졌고, 처음으로 모든 상황을 고백했습니다. 아내는 화를 내기보다 제 손을 잡고 같이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그날만큼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그 후 두 달 정도 고민했습니다. 체면이 너무 중요했던 저는 ‘회사에 알려지면 어쩌지’, ‘앞으로 커리어는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죠. 하지만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고, 결국 개인회생 상담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설 때는 굉장히 무겁고 불안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거든요. 하지만 상담을 받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이 ‘회복 불가능’은 아니라는 사실이 위안이 되더라고요.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 후 준비한 서류는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서, 소득 증빙, 생활비 내역 등 하나하나 준비하며, ‘이건 나를 되찾는 과정이구나’ 싶었습니다. 접수부터 법원 인가 결정까지 약 3개월 반이 걸렸고, 저는 그 시간 동안 더 성실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국 법원에서는 저의 상황과 회생 의지를 받아들여줬고, 월 38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으로 개인회생 인가를 받았습니다. 전체 채무의 절반 이상이 탕감되는 구조였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판사님 앞에 서는 건 인생 처음이었습니다. 부끄럽고 떨렸지만, 담담하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고, 내 상황이 공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서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자책이었습니다.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다면…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죠. 그럴 땐 아내와 아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약 1년 정도 됐습니다. 월 변제금도 빠짐없이 납입하고 있고, 수입 관리는 훨씬 철저해졌습니다. 소비 습관도 바뀌었고, 무엇보다 아내와의 관계도 더 솔직해졌습니다.

직장에서도 오히려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덕분에 소소한 인센티브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빚을 갚는 게 목표이지만, 그 이후에는 꼭 내 집 마련을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될 무렵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거든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보다, 그걸 숨기고 끌어안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용기 내서 손을 내밀면, 분명 다시 일어설 길이 보입니다. 개인회생은 패배가 아니라, 삶을 회복하는 진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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