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발생 전, 평범했던 일상

43세,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며 아내와 중·고등학생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습니다. 건축업 특성상 경기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을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은 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순간의 선택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줄은 몰랐습니다.

친구 사업 연대보증, 끝없는 나락

오랜 친구가 사업을 시작하며 보증인을 서달라고 부탁했을 때, 저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십수 년간 알고 지낸 친구였고, 사업도 꽤 유망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년 8개월 만에 친구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저에게 6천만 원의 보증채무가 고스란히 떠넘겨졌습니다. 게다가 운영비가 부족해 제 이름으로 대출받은 2천 4백만 원까지 더해져 총 8천 4백만 원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갚아보려고 했습니다. 사업 수익을 늘리려고 밤낮없이 일했고, 생활비를 줄이며 버텼지만,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의 높은 이자율은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무너진 자존심과 개인회생 결심

빚을 갚으려 노력했지만, 매달 이자만 내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을 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자녀들 학원비조차 줄여야 했고, 가정의 분위기도 무거워졌습니다. 주변에서 개인회생을 고려해보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처음에는 '나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채권자들의 독촉 전화와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 상태를 겪으며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과 어려움

처음 상담을 받을 때는 수치심과 두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제 상황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개인회생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게 되었습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신청한 후, 변제계획이 확정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변제계획에 따라 매달 80만 원씩 5년 동안 갚기로 했습니다.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법원 출석일에는 가슴이 조마조마했고, 채권자들의 반대 의견이 나올까 걱정도 컸습니다. 하지만 제 상황이 충분히 타당하다고 인정받아 인가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부터는 변제금 납부를 철저히 지키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개인회생 이후, 다시 찾은 일상

인가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정신적인 안도감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고, 가족들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사업도 점차 회복되어 다시 정상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신용 회복을 목표로 재정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개인회생을 고민하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절대 혼자 고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끝까지 버티려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질 뻔했습니다.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비록 어렵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있습니다.